누가 그랬습니다. 캠핑은 개미지옥이라고... 또 캠핑용품을 하나 질러서 제품 리뷰로 돌아온 은하공책입니다. 오늘은 제라산업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라 메인스토브 JB-105의 사용기를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저는 현재 코베아 구이바다, 코베아 캠프원 플러스, 일반 부탄가스 버너. 이렇게 세 개의 버너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라의 메인스토브는 꼭 필요해서 이번에 들이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버너를 세 개나 가지고 있는놈이 뭐 한다고 또 버너를 산 건지 궁금하시죠?
오늘은 제라 메인스토브의 구입 이유와 디테일, 그리고 사용기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아직 메인스토브를 안 가지고 계신 분들은 왜 메인스토브가 필요한지 아시게 될 겁니다. 그리고 저처럼 개미지옥에....
자,자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버너가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글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목차
1. 특징
1) 구입 이유
제가 가지고 있는 버너의 종류는 세 가지입니다. 이전에 포스팅했었던 캠프원 플러스와 코베아 세라믹 구이바다, 그리고 흔히들 사용하는 일명 부루스타라 불리는 버너입니다.
캠프원 플러스는 워낙에 부피가 작기때문에 항상 가지고 다니며 잘 사용하고 있지만 그리들이나 큰 냄비를 사용하기에는 많이 위험하다고 느껴서 가스버너를 하나 더 들고 다닙니다. 부피가 큰 구이바다는 그때그때 필요하면 챙겨 다니는 식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그리들을 사용해서 고기를 구워먹을때 제가 들고 다니는 가스버너가 문제가 많더군요. 일단 첫 번째로 부피가 너무 큽니다.
짐의 부피를 점점 줄여나가고 있는 저에게 일반 버너의 크기는 너무 컸습니다. 부피만 큰 거면 그러려니 하고 가지고 다닐 수도 있겠지만 화력까지 약하니 고기를 구우려면 한나절 세월이 걸렸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아내 역시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라 메인스토브는 부피도 줄일 수 있고 화력은 말도 안 되게 더 세기 때문에 제가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것이죠.
2) 개봉
제라 메인스토브의 상자를 열면 EVA가방이 나옵니다. 가방 역시 상자 안에 거의 가득 차 있는 모습이라 버너의 크기가 대충 짐작이 됩니다.
상자 안에서 EVA가방을 꺼내서 열어보면 비닐로 포장되어 있는 제라 메인스토브가 보입니다. 설명서도 같이 들어있으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EVA가방은 지퍼가 하나뿐입니다. 보통 가방류들이 지퍼가 두 개가 달려있어서 이쪽이던 저쪽이던 편한 방향으로 열 수 있게 되어있는데 제라 메인스토브의 EVA가방은 단일 지퍼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은근히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그것 말고는 버너라서 그런지 구성품도 많지 않아서 그냥 비닐 뜯는 맛뿐입니다. 따로 말씀드릴 것은 없어 보입니다.
3) 디테일
냄비 받침대
제라 메인스토브와 같은 강염버너인 코베아 캠프원 플러스를 쓰다 보니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강염버너라 화력은 상당히 마음에 들지만 냄비를 받쳐주는 다리가 세 개뿐인 거였습니다.
이건 저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냄비받침대가 세 개뿐이면 크기가 큰 그리들이나 냄비를 올려놓고 조리할 때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냄비 안의 국을 국자로 젓거나 프라이팬 위의 부침개를 뒤집개로 누르는 것처럼 버너 위의 냄비류를 조리도구로 누르는 행동을 할 때 뒤뚱뒤뚱하면서 특히 위험했습니다.
뜨겁게 조리 중인 냄비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이 저에게는 크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버너 크기에 맞는 조리기구를 사용한다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제라 메인스토브는 냄비받침이 네 개로 제가 사용 중인 버너보다 하나 더 많습니다. 강한 화력도 중요하지만 조리 중인 조리기구를 안정감 있게 받쳐줄 수 있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정말 정말 마음에 들었던 점은 네 개의 냄비 받침대가 각각의 냄비의 밑바닥 모양에 맞게 감싸주는 형태가 되어서 더더욱 안정감을 더해주는 것입니다.
일단 냄비받침대가 네 개라는 점을 가장 중요한 점으로 기억해 두시고 이 부분은 뒤쪽의 사용기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접이식 다리
제라 메인스토브의 다리를 보면 접이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세 개의 다리를 펼쳐서 테이블 위에서 사용하는 방법인데 다리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날개가 튀어나와 있어서 더 조금이라도 더 넓은 면적에 닿을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이 날개 부분은 다리를 온전하게 폈을 때 바닥과 수평이 되어서 안정감을 더해줍니다. 버너가 바닥면에 좀 더 확실하게 지지가 되게 됩니다.
그리고 다리를 펼쳐보시면 알 수 있는 점이 다른 버너처럼 다리가 쉽게 쉽게 펼쳐지지는 않습니다. 약간의 장치를 해 둔 건지 버티는 힘이 느껴지는데 그렇다고 힘을 많이 줘서 다리를 펴야 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리를 펴뒀을 때 행여나 다리가 쉽게 접혀서 음식을 쏟는 일은 안 생길 거라는 믿음을 주는 부분입니다. 이런 디테일들이 제라 메인스토브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장다리 사용
버너 자체에 달려있는 다리를 펼쳐서 테이블 위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먹을 것을 두다 보면 버너 놓을 자리도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제라 메인스토브의 연장다리를 활용해서 바닥에 놓고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메인스토브의 하단에는 나사산이 나 있는데 이곳에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연장다리를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자에 적혀있는 문구를 확인 안 하고 연장다리도 포함되어 있는 줄 알고 버너만 사가지고 캠핑장에 온지라 뒤늦게 연장다리는 별매인걸 깨달았습니다.
철수하고 캠핑용품점에 방문해서 연장다리를 구입했는데 가격은 2만 원대 초반이었습니다. 버너 자체의 가격도 무시무시한데 별도로 액세서리까지 구입해야 하니 이점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연장다리를 구입하면 테이블이 없더라도 버너를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구비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랑코팅
제라 메인스토브는 제품 본체에 법랑코팅 처리를 했다고 합니다. 고온에도 강하고 오염에도 강해서 제품의 부식을 방지한다고 합니다. 확실히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코베아 캠프원 플러스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형태라서 음식물이 묻었을 때 바로바로 닦지 않으면 녹이 나는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음식을 조리하는 데 사용하는 버너의 특성상 음식물이 본체에 묻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텐데 부식에 강하게끔 법랑코팅을 적용한 점은 제품을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더라도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인 것 같습니다.
가스소모량
제라 메인스토브의 스펙표를 살펴보면 최대 열량이 7200kcal라고 합니다. 제가 사용 중인 난로인 파세코 camp-25s의 열량이 5700kcal인걸 감안하면 엄청난 열량입니다.
이런 엄청난 열량을 내려면 써야 하는 연료가 많이 들어갑니다. 스펙표를 확인하면 시간당 600g의 가스를 소비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이소가스의 용량이 적은 건 230g, 큰 건 450g입니다. 이 말은 이소가스 큰 걸 구비해 놔도 연속으로 사용하면 45분 정도면 가스가 다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한 시간 내내 버너를 사용할 일은 많지 않겠지만 원체 가스 소비가 많은 버너이기 때문에 항상 여분의 가스를 준비해 둬야 가스가 없어서 조리를 못하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액출모드
대부분의 강염 버너가 그렇듯 제라 메인스토브도 액출모드 사용이 가능합니다. 액출모드는 액체상태의 가스를 그대로 뽑아내서 더 강력한 화력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액화된 가스가 토출 되는 과정에서 노즐 내부에 이물질이 침착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으니 제조사에서는 일반모드로 사용하다가 액출로 전환해서 사용하는 걸 권장합니다.
새 가스를 사용할 경우 가스의 압력이 높기 때문에 불기둥을 보게 될 수도 있으니 새 가스를 가지고 액출모드로 사용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2. 필드 사용기
1) 그리들 사용
앞서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가 제라 메인스토브를 구입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그리들을 사용할 때 불안하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메인스토브를 사용해 보니 정말 대박입니다.
네 개의 냄비받침대가 그리들을 확실하게 받쳐줍니다. 제라의 메인스토브 냄비받침대는 사용하는 냄비의 형대에 맞게 감싸 안아주는 방식입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냄비받침이 그리들에 닿는 점이 두 개입니다.
이렇게 네 개의 냄비받침대가 총 8개의 접점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그리들을 고정해 주는 것이죠.
냄비나 주전자 같은 종류에 상관없이, 바닥면의 형태에 상관없이 어떠한 형태더라도 제라 메인스토브는 안정적으로 잡아줬습니다. 보조스토브로 분류되는 코베아 캠프원 플러스에 비해서 확실히 안정적이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2) 뜨거움 주의
제라 메인스토브의 화력을 시험하기 위해서 저는 제육볶음을 볶기 시작했습니다. 굉장히 맛있겠죠??
화력이 굉장히 강해서 불을 올리고 4분 만에 조리가 끝났습니다. 아마 제가 원래 사용하던 버너로 조리를 했다면 정말로 10분 정도는 걸렸을 겁니다. 워낙에 화력이 약하고 그리들이 넓어서 열이 골고루 퍼지지 않았거든요.
이렇게 조리를 뚝딱 해서 그리들을 식탁 위에 올려두고 버너를 한쪽으로 치우려는데 하마터면 손을 델 뻔했습니다. 무려 7200kcal의 열량으로 조리를 했던지라 그 뜨거운 열기가 버너 본체에 남아있었습니다.
만약 이 제품을 사용하신다면 요리 후 이동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에서 조리를 시작하시고 가급적이면 아이들 손에는 절대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사용하셔야 합니다.
요리를 할 때는 강력한 화력이 상당히 요긴하게 쓰이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칠 뻔했습니다. 확실히 사용할 때 주의를 해야 하긴 한 것 같습니다.
3) 실제 가스 소모량
스펙표에서 본 제라 메인스토브의 가스 소모량은 실로 엄청납니다. 이거 괜히 화력 좋은 버너 사려다가 가스값 감당 안 돼서 중고로 파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우였습니다.
실제로 메인스토브로 조리를 해보니 화력이 강하기 때문에 오랜시간동안 사용할 일이 적습니다. 고화력을 이용해 단기간 조리를 하기때문에 제가 사용한 230g짜리 이소가스의 가스 잔량이 조리전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습니다.
화력 자체가 강하기때문에 아주 약한 불로 조리를 해도 충분한 화력이 나와줬고 실사용에서 7200kcal만큼의 열량을 전부 사용하면서 조리하는 일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했습니다.
고기를 굽거나 전골을 끓이는 것처럼 메인요리를 만들 때 유용해 보이고 컵라면 물 끓이는 것처럼 하찮은 일에는 캠프원 플러스가 주로 사용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장시간 사용하면 스펙표처럼 많은 가스를 사용하겠으나, 실제로는 고화력으로 인해 조리시간이 짧아져 생각보다 가스를 많이 소비하지는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4) 튼튼한 가방
제라 메인스토브가 담겨있는 가방은 EVA소재의 가방입니다. 약간은 딱딱한 느낌의 하드케이스 같은데 버너를 사용하겠다고 케이스를 의자 위에 올려두고 그걸 기억도 못한 채 그 위에 제가 앉아버렸습니다.
황급하게 다시 일어났는데 찌그러지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긴 하지만 그만큼 EVA케이스가 강력한 것일까요. 튼튼한 가방은 제품의 손상을 줄여주고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이런 점 역시 좋은 요소로 다가오네요.
정리글
장점
제라 메인스토브는 강력한 화력의 강염버너입니다. 7200kcal에 달하는 고열량으로 순식간에 음식을 조리하는 게 가능합니다. 450g짜리 이소가스 한통으로 45분 정도밖에 사용을 못하지만 짧은 조리시간으로 가스소모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워낙 화력이 좋은 제품이기에 가장 낮은 화력을 사용해도 음식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강한 불로 계란 프라이를 하면 겉만 타고 속은 하나도 안 익게 되어버릴 정도였습니다.
뭣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어떤 형태의 냄비나 팬을 사용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잡아줄 수 있는 네 개의 냄비받침대의 성능입니다.
이외에도 구석구석 살펴볼수록 신뢰도가 높아지는 안정적인 제품입니다. 이 정도면 안 사는 게 이상합니다.
단점
장점들을 보면 안사는게 바보일 정도로 좋은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버너 하나에 15만 원 정도 하는 가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버너의 액세서리로 연장다리를 2만 원이 조금 넘는 돈을 더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오버해서 2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좋은 품질과 신뢰도만큼 가격도 높기 때문에 처음 캠핑을 시작한 사람들이 선뜻 픽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총평
제라 메인스토브 JB-105는 확실히 비싼 버너입니다. 비슷한 가격의 구이바다는 전골팬까지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메인스토브와 구이바다는 포지션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구이바다는 갓 캠핑에 입문한 초보자들부터 짬밥이 어마어마한 캠핑 고인 물들에게 두루두루 사용하기 편한 제품이지만 제라 메인스토브는 좀 더 요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 같습니다.
만약 캠핑장에서 다양한 캠핑요리를 드시고 싶으시거나 도전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구이바다보다 제라 메인스토브를 활용해서 요리를 해 보시는걸 강력 추천드립니다.
요리에 대해서 문외한인 저도 제라 메인스토브를 사용해 보니 이것저것 다양한 요리를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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